블로그로 돈을 벌어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처음 하게 된 일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는 일이었다.
마음에 드는 블로그 이름을 고민하고, 사용할 도메인도 정했다.
이제 그 주소를 내 것으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도메인을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고?”
솔직히 조금 망설여졌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블로그는 그저 글을 쓰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블로그의 이름을 정해야 했고, 그 이름을 사용하기 위해 비용도 내야 했다. 앞으로 사이트를 운영하려면 호스팅을 비롯한 다른 준비도 필요하다고 했다.
생각보다 블로그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AI에게 물었다.
“무료 블로그도 있는데, 굳이 돈을 내고 도메인을 구입해야 하나요?”
AI는 무료 블로그에도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비용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복잡한 설정을 하지 않아도 바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내 글을 차곡차곡 쌓아 가며 하나의 이름으로 키우고 싶다면 개인 도메인을 사용하는 편이 더 적합할 수 있다고 했다.
설명을 듣고도 고민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수익이 생긴 것도 아니다.
방문자도 없다.
내가 정말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런데 결과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먼저 돈을 쓰는 것이 과연 맞는 선택일까?
요즘 유튜브를 보면 비슷한 이야기가 참 많다.
‘하루 30분만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AI를 이용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처음에는 솔깃하게 들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AI 자체가 돈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었다.
AI를 활용해 유튜브를 운영하거나, 강의를 판매하거나, 책을 출간하거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런 방식이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다.
그 역시 하나의 사업이고, 실제로 그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원하는 길은 조금 달랐다.
나는 당장 무언가를 판매하기보다, AI를 배우는 과정을 기록하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실수와 고민을 글로 남기고, 그 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자산이 되기를 바랐다.
그런데도 마음속에서는 같은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결과가 보장되지도 않는데 돈부터 쓰는 것이 맞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고민하는 것은 도메인 비용 몇 달러가 아니었다.
내가 진짜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앞으로의 시간이었다.
도메인 비용은 다시 벌 수 있다.
하지만 이 블로그를 운영하려면 앞으로 몇 달, 어쩌면 1년 이상 꾸준히 배우고 글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돈은 다시 벌 수도 있지만, 한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작은 결제 하나가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문득 예전에 사업을 시작했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처음부터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임대료를 내야 했고, 필요한 장비도 구입해야 했다.
가게를 열어도 손님이 찾아올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나 투자 없이 사업이 저절로 시작될 수는 없었다.
생각해 보니 블로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메인은 가게의 주소이고,
블로그는 가게이며,
글은 그 안에 하나씩 채워 넣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손님은 없다.
진열해 놓은 글도 많지 않다.
하지만 가게를 열지 않는다면 누군가 찾아올 가능성도 생기지 않는다.
결국 도메인을 구입하기로 했다.
큰돈이어서가 아니다.
그 결제에는 나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 담겨 있었다.
‘이 일을 정말 끝까지 해 볼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에 완벽한 확신은 없지만, 일단 시작해 보겠다고 답하는 작은 약속이기도 했다.
오늘 결제한 것은 도메인 하나였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다른 약속도 함께 했다.
‘이번에는 쉽게 포기하지 말자.’
언젠가 오늘을 돌아보며,
“그날의 작은 결제가 내 인생 2막의 첫 투자였다.”
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확신이 있어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시작하면서 조금씩 확신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