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빈집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이곳이 내 집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그 집 안에 들어와, 워드프레스 플러그인부터 하나씩 살펴보기로 했다.
그런데 집을 얻었다고 바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집 안에는 이미 여러 가지 도구가 들어 있었다.
워드프레스를 시작하면서 자주 보게 된 말 중 하나가 플러그인이었다.
처음에는 이것도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
테마가 집의 모습이라면, 플러그인은 집 안에서 사용하는 도구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이해가 됐다.

워드프레스 플러그인, 일단 설치하기 전에 살펴봤다
처음에는 필요한 플러그인을 더 설치해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워드프레스 플러그인은 많이 설치하는 것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아는 게 중요해 보였다.
생각해보니 지금 설치되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새로운 것을 계속 추가하는 건 이상했다.
그래서 먼저 이미 설치된 플러그인부터 하나씩 살펴보기로 했다.
무엇을 하는 것인지.
지워도 되는 것인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초보자인 내 눈에는 이름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하나씩 확인하다 보니 조금씩 역할이 보이기 시작했다.
Hello Dolly는 삭제해도 될까?
그중 하나가 Hello Dolly였다.
이름만 봐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플러그인인지 알 수 없었다.
찾아보니 워드프레스에 오래전부터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던 플러그인이었고, 지금 내가 만들려는 블로그에는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었다.
그래서 삭제했다.
별것 아닌 일이었다.
그런데 직접 알아보고 필요 없다고 판단해서 하나를 지웠다는 것이 묘하게 의미 있게 느껴졌다.
남들이 설치하라고 해서 설치하는 것과 내가 무엇인지 알고 선택하는 것은 조금 달랐다.
‘활성화’와 ‘비활성화’를 반대로 이해했다
LiteSpeed Cache를 보다가 또 하나를 배웠다.
화면에 **‘비활성화’**라고 적혀 있어서 처음에는 이 플러그인이 비활성 상태라는 뜻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반대였다.
‘비활성화’는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누르면 실행되는 동작이었다.
즉, ‘비활성화’ 버튼이 보인다는 것은 현재 플러그인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알고 나면 너무 간단하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이런 것도 헷갈린다.
요즘 워드프레스를 배우면서 자꾸 이런 경험을 한다.
몰랐을 때는 복잡해 보이는데, 하나를 이해하고 나면 갑자기 별것 아닌 것이 된다.
워드프레스 고유주소는 ‘글 이름’으로 두었다
플러그인을 살펴본 다음에는 고유주소도 확인했다.
글을 하나 쓰면 그 글마다 인터넷 주소가 생긴다.
처음에는 그 주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여러 방식이 있었지만 나는 ‘글 이름’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두었다.
숫자만 있는 주소보다 글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고, 나중에 내가 다시 봤을 때도 어떤 글인지 짐작할 수 있는 주소가 더 편할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이것도 집의 주소를 정하는 일과 비슷하다.
집을 만들고 방을 만들었으니, 이제 각각의 방으로 찾아갈 수 있는 주소가 필요한 것이다.
도메인과 사이트 이름은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있었다.
도메인과 사이트 이름은 같은 것이 아니었다.
내 주소는 foreverdisciple.com이지만, 그 집 앞에 어떤 이름표를 붙일지는 내가 정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이트 이름을 ForeverDisciple로 정했다.
처음 이 이름을 만들었을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사이트에 그 이름을 넣고 나니 조금 달랐다.
정말 내 공간에 이름표를 붙인 것 같았다.
집 안의 도구를 정리하고 이름표를 달았다
오늘 대단한 것을 만든 것은 아니다.
새로운 플러그인을 잔뜩 설치한 것도 아니고, 멋진 디자인을 완성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였다.
필요 없는 것을 하나 지웠고,
이미 있는 것이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했고,
주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봤고,
마지막으로 내 집에 이름표 하나를 달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런 과정이 재미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언가를 계속 추가해야 앞으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만큼, 이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도 앞으로 가는 일이다.
어제는 빈집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내 집이라고 느낀 날이었다.
오늘은 그 집 안의 도구를 정리하고, 현관 앞에 이름표를 단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