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블로그 50일차다.
50이라는 숫자 때문인지 오늘은 문득 처음이 궁금해졌다.
나는 왜 이걸 시작했을까.
그래서 1일차에 썼던 글을 다시 열어봤다.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조금 엉뚱했다.
‘글이 정말 짧았네.’
지금은 하루 동안 있었던 일과 생각을 하나씩 풀어 쓰다 보면 그 정도 분량은 금방 지나간다.
그때는 그것도 꽤 길게 썼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글을 잘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50일 동안 매일 기록하면서 내 생각을 글로 붙잡아두는 힘은 그때보다 조금 생긴 것 같다.
그런데 분량보다 더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그때의 내 마음이었다.
1일차의 나는 생각보다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다
1일차의 나는 새로운 것을 배워보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
AI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렸고, AI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과연 그게 가능한 걸까?’
그런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그것은 단순한 호기심만은 아니었다.
당시 가게 사정은 예년 같지 않았고, 건물주 문제 때문에 결국 비즈니스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도 앞에 있었다.
오랫동안 해오던 일을 정리하고 나면 나는 실업자인 동시에 은퇴자가 될 것이었다.
1일차의 나는 이렇게 적었다.
‘과연 수입 없이 남은 인생을 잘 지낼 수 있을까.’
그 문장을 다시 읽으니 그때의 마음이 조금 떠올랐다.
은퇴하면 시간이 생긴다는 기대보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수입 없이 지내도 괜찮을지에 대한 걱정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 한편에는 아주 현실적인 바람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수입이 생기면 좋겠다.
그리고 1일차의 나는 목표도 적어놓았다.
“AI를 배우고, 글을 쓰고, 그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며, 언젠가는 작은 수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만들어 보자.”
50일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놀랍게도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미 그 문장 안에 거의 다 들어 있었다.
그런데 50일 동안 조금 다른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읽고 공감할 만한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특별한 전문가도 아니고 AI를 잘 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오히려 나처럼 새로운 기술이 낯선 사람이 하나씩 배우는 과정을 기록하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1일차 글에도 나처럼 AI가 낯설고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걸어가면 좋겠다고 적어놓았다.
그런데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계속 알게 되었다.
WordPress를 배우고, 도메인을 연결하고, 플러그인을 설치했다.
H2와 H3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고, 키워드와 SEO라는 것도 배웠다.
Google Search Console을 보면서 검색엔진에 글이 어떻게 등록되는지도 조금씩 알아갔다.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이 점점 커졌다.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면 읽힐 수 없다는 것.
맞는 말이다.
사람들이 내 블로그 주소를 알고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유명한 사람도 아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으려면 먼저 어딘가에서 내 글을 발견해야 한다.
그래서 점점 검색을 의식하게 되었다.
제목에는 어떤 단어를 넣어야 하는지, 포커스 키워드는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검색엔진은 내 글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신경 쓰기 시작했다.
SEO 점수가 올라가면 기분이 좋았고, 빨간 X가 보이면 그것부터 없애고 싶어졌다.
그렇게 하나씩 배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무엇을 쓰고 싶은가’보다 ‘어떻게 하면 발견될까’를 먼저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글을 다시 보았다
어제 문득 예전에 Brunch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글 하나가 생각났다.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한 사람이 퇴직을 앞두고 겪었던 이야기를 쓴 글이었다.
특별한 정보를 정리한 글도 아니었다.
내가 요즘 배우고 있는 SEO의 형식에 맞춰 쓴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나는 그 글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다시 읽어보니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첫 문장을 읽으면 그다음 문장이 궁금했고, 한 편을 읽으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 사람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 있었고, 그 일을 겪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가 글 안에 있었다.
검색엔진이 좋아할 만한 글인지보다 먼저,
사람이 계속 읽고 싶은 글이었다.
그걸 보면서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기보다 처음 내가 블로그를 시작할 때 생각했던 자리로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
발견되는 것과 읽히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그렇다고 지난 50일 동안 배운 SEO가 필요 없다는 생각은 아니다.
오히려 필요하다.
아무리 재미있는 글이라도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읽힐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발견되는 것과 읽히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었다.
검색은 사람을 글 앞까지 데려올 수 있지만, 그다음 문장을 읽게 하는 것은 결국 글이다.
그리고 한 편을 다 읽은 사람이 다음 글까지 궁금해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SEO에 맞는 글을 쓰느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잃어버리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검색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나 혼자만의 기록만 쓰는 것도 아니다.
먼저 사람이 읽을 만한 글을 쓴다.
그리고 그 글을 검색엔진도 발견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지금은 그 순서가 나에게 더 맞는 것 같다.
수익에 대한 질문도 처음부터 있었다
그리고 1일차 글을 다시 읽으며 또 하나 알게 되었다.
요즘 내가 자꾸 블로그 수익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갑자기 생긴 욕심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궁금했던 일이었다.
정말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어제는 이 질문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면서, 블로그로 돈을 버는 것이 정말 가능한지 내가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썼다.
아직 내 블로그에서 수익은 없다.
AdSense 신청도 해야 하고, 승인이 될지도 모른다.
내 글이 검색에서 발견되고 사람들이 읽기 시작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은 한번 끝까지 가보고 싶다.
1달러라도 내가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쓴 글이 검색에서 발견되고, 누군가에게 읽히고, 그것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된다고 말해서가 아니라,
나에게도 되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모르기 때문에 직접 해보려는 것이다.
블로그 50일,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1일차의 마지막에는 이런 말을 적었다.
몇 달 뒤 그 글을 다시 읽었을 때,
‘그때 시작하길 잘했다.’
라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아직 몇 달이 지난 것은 아니다.
이제 50일이다.
그리고 아직 블로그로 무엇을 이루었다고 말할 만한 것도 없다.
방문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수익이 생긴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시작하길 잘했다.
50일 동안 꽤 많은 것을 배웠다.
AI와 이야기하며 글을 쓰는 법도 조금씩 배웠고, WordPress라는 낯선 도구도 이제는 처음처럼 두렵지 않다.
검색과 SEO라는 새로운 세계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매일 무엇인가를 배우고 기록하는 일이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다시 발견했다.
사람이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싶었다.
그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것이 언젠가 작은 수익으로도 이어지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50일 전의 내가 세웠던 목표는 생각보다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때는 한두 문장으로 적었던 것을 이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그저 글을 써보고 싶었다.
지금은 그 글이 쓰이고, 발견되고, 읽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어쩌면 작은 가치로 돌아오는 과정을 끝까지 보고 싶다.
아직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래서 계속해 보려고 한다.
오늘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것 같지만, 완전히 같은 곳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한 바퀴를 돌아 조금 더 많은 것을 알고, 조금 더 많은 질문을 가진 채 다시 출발점 앞에 서 있다.
ForeverDisciple 50일차.
1일차에는 마지막에 이렇게 썼다.
“이제 시작이다.”
50일이 지난 오늘도 이상하게 같은 말을 쓰고 싶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