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두려웠던 내가 이제는 AI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 095일 차

AI와 일상생활이 이렇게 가까워질 줄은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다.

얼마 전 문득 몇몇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AI와 대화하고, 글을 쓰고,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를 의논하게 된 데에는 그 사람들의 영향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ChatGPT나 Gemini는 나와 별 상관이 없는 이름들이었다.

뉴스에서 자주 듣고 주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AI는 기술에 익숙한 사람들이나 사용하는 도구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관심보다 경계심이 더 컸다.

AI와 대화하다 보면 개인적인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신문 기사도 보았고, 가족들 역시 개인정보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 말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는 중요하다.

다만 당시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조차 잘 몰랐다.

그러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간단한 선택이었다.

그런 내가 이제는 거의 매일 AI와 대화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처음 AI의 편리함을 알려준 사람

AI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 첫 계기는 Lim이라는 지인이었다.

그는 비즈니스와 여행 계획에 AI를 활용하면서 얼마나 편리한지 종종 이야기해 주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한 이야기 정도로 들었다.

그러다가 직접 여행 계획을 세워보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검색창에 지역 이름을 입력하고 수많은 검색 결과를 하나씩 열어보았다.

숙박업소나 식당을 고르려면 광고와 리뷰를 구분해야 했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한참을 스크롤해야 했다.

어떤 리뷰는 너무 길었고, 어떤 글은 정작 필요한 정보가 없었다.

그런데 ChatGPT에서는 여행 기간과 목적, 원하는 분위기를 이야기하면 일정과 추천 코스를 제안해 주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수정해 달라고 하면 되었다.

‘이곳은 빼고 다른 장소를 넣어 줘.’

‘이동 시간을 조금 줄여 줘.’

‘유명 관광지보다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식당을 추천해 줘.’

처음에는 그 과정 자체가 신기했다.

정보를 찾아다니는 대신, 대화를 통해 내가 원하는 정보를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AI의 편리함을 처음 실감한 순간이었다.

물론 AI가 추천한 장소가 실제로 영업 중인지, 가격이나 운영시간이 정확한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빠르게 답을 얻는 것과 정확한 답을 얻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8주 강의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

AI와 조금 더 가까워진 데에는 또 다른 지인의 도움이 있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던 그 지인이 일주일에 한 시간씩, 8주 동안 Zoom 강의를 해주었다.

지금 그때 배운 기능을 모두 이야기해 보라고 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기억한다.

AI에게 제대로 된 답을 얻으려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

처음에는 이 사실이 조금 낯설었다.

나는 개인정보 보호가 걱정되어 AI에게 내 이야기를 자세히 하는 것 자체를 꺼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연한 질문과 구체적인 질문에 돌아오는 답변은 상당히 달랐다.

예를 들어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뉴욕 여행 코스를 추천해 줘.’

이렇게 물어도 AI는 그럴듯한 일정을 만들어 준다.

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뉴욕에서 2박 3일 여행을 하려고 한다. 많이 걷는 일정은 피하고 싶고, 미술관과 현지 식당을 중심으로 둘러보고 싶다. 하루 예산은 150달러 정도다. 이동 시간을 고려해 일정을 짜 줘.’

여행 목적과 취향, 예산을 설명하니 내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답변에 훨씬 가까워진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개인정보를 무조건 많이 알려주는 일이 아니다.

AI가 문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상황과 조건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일이다.

여행 예산이나 선호하는 일정은 설명할 수 있지만, 여권번호나 신용카드 정보까지 입력할 이유는 없다.

그때부터 AI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믿어서도 안 되었다.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루 30분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

그 무렵 유튜브에서 AI를 활용한 블로그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하루 30분이나 한 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AI의 도움으로 글을 작성하고 블로그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지금 돌아보면 이른바 ‘성공팔이’에 가까운 내용도 있었던 것 같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말과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전혀 다른데, 당시에는 그 차이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솔직히 솔깃했다.

AI가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준다니, 한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

그렇게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리고 AI와의 관계도 달라졌다.

가끔 여행 계획을 물어보던 도구가 거의 매일 함께 글을 쓰고 문제를 해결하는 상대가 된 것이다.

물론 현실은 유튜브 영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을 만났고, AI의 설명을 그대로 따라 했다가 다시 확인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애드센스 승인은 네 번이나 거절당했다.

지금은 다섯 번째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 기대했던 수익은 아직 현실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얻었다.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는 습관이었다.

모르는 것이 나오면 예전처럼 곧바로 포기하기보다 질문하고, 설명을 듣고, 직접 해보게 되었다.

그 변화는 분명 반가운 일이었다.

어느덧 반년 가까이, AI가 일상이 되었다

AI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반년 가까이 되어 간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질문 몇 개를 던지던 사람이 이제는 글을 쓰다가도, 궁금한 것이 생겨도, 어떤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도 AI를 찾는다.

문득 돌아보니 참 묘한 일이다.

그토록 조심스러워했던 기술이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AI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은 이미 오래전부터 내 하루의 일부가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무심코 화면을 들여다본다.

유튜브 역시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지만, 때로는 별다른 목적 없이 추천 영상을 계속 보게 된다.

하나를 보고 나면 또 다른 영상이 나타난다.

잠깐만 보려던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 있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편리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너무나 당연해졌다.

그리고 이제 그 자리에 AI까지 들어왔다.

이것은 좋은 변화일까?

아니면 조금 위험한 변화일까?

편리해진 만큼 나는 더 자유로워졌을까?

AI 덕분에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정리하고, 생각을 글로 옮기는 데 도움을 받으며, 혼자서는 쉽게 시도하지 않았을 일에도 도전하게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질문이 생긴다.

편리해진 만큼 나는 정말 더 자유로워졌을까?

아니면 편리함에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간을 조금씩 줄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마트폰이 없으면 허전하고, 유튜브를 보지 않으면 심심하고, 무언가 궁금해지면 스스로 생각하기 전에 AI부터 찾는다면 그것을 무조건 좋은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스마트폰과 유튜브, AI는 서로 다른 도구다.

하지만 너무 편리해서 어느 순간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있는지조차 의식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처음 AI를 접했을 때는 개인정보 보호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그 걱정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런데 이제는 또 다른 질문이 생겼다.

나는 이 기술을 필요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어느새 습관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가?

아직 답을 잘 모르겠다.

AI를 조금 더 현명하게 사용하기 위한 세 가지 질문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AI를 사용하기 전에 스스로 확인해 볼 만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첫째, 지금 내가 정말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

목적이 분명하면 질문도 구체적이 된다. 반대로 목적 없이 AI를 열어 놓고 대화하다 보면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있다.

둘째, 이 답변을 얻기 위해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가?

내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모든 개인정보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조건은 구체적으로 말하되, 불필요한 민감정보는 입력하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셋째, AI의 답변 중 내가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AI가 제안한 여행 일정은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예약 가능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 건강이나 법률, 금전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질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AI를 무심코 사용하는 대신,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하게 해줄 수는 있을 것 같다.

95일 차, 처음을 돌아보며

오늘로 블로그 운영 기록은 95일 차가 되었다.

처음에는 AI를 이용하면 조금 더 쉽게 글을 쓰고 수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얻은 것은 예상과 달랐다.

AI의 편리함뿐 아니라 한계도 경험했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과 화면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습관도 함께 발견했다.

그 시작을 돌아보면 결국 사람들이 있었다.

AI를 여행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경험을 들려준 Lim.

8주 동안 시간을 내어 AI 사용법을 알려준 지인.

그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ChatGPT라는 이름만 알고 실제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이제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못지않게, 언제 AI를 사용하지 않을 것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모든 질문에 즉시 답을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혼자 생각하고, 책을 읽고, 아무 화면도 보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AI가 내 일상의 일부가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 일상 전체가 AI를 중심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AI를 너무 두려워했다.

이제는 반대로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어쩌면 기술을 잘 사용한다는 것은 그 두 극단 사이에서 나만의 적절한 거리를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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