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100일을 넘기고 나니, 그동안 내가 무엇을 쓰고 있었고 독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동안 하루하루 글을 쓰면서 자주 했던 생각이 있다.
오늘은 도대체 무엇을 써야 할까?
그리고 또 하나.
왜 사람들은 내 글을 읽지 않을까?
AI도 초보이고, 블로그도 초보이다 보니 처음에는 그저 배우는 과정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중년의 일상, 새롭게 시작한 도전, 서툰 시행착오.
그런 이야기들을 쓰면서 누군가 읽어 주고, 공감해 주기를 은근히 기대했던 것 같다.
물론 처음부터 많은 독자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그런 바람이 있었다.
오늘은 문득 그 기대 자체를 돌아보게 되었다.
초보라는 이름은 언제까지 통할까?
처음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의 모습에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실수도 하고, 엉뚱한 질문도 하고,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일을 해내고 기뻐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기록하는 일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100일 동안 글을 썼다고 갑자기 글쓰기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초보라는 이름 뒤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쁘게 살아간다.
누군가의 글을 읽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 귀한 시간을 내어 내 글을 읽어 달라고 하면서, 정작 읽는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조금 냉정하게 표현하자면,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철부지 아이의 재롱을 받아 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
물론 초보자의 이야기가 가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내가 초보라는 사실만으로 다른 사람의 관심까지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기타를 생각하다가 음악회가 떠올랐다
요즘 기타를 배우고 연주하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기타를 잡고 새로운 곡을 익히는 과정은 내게 의미가 있다.
하지만 내가 기타를 열심히 연습했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이 내 연주를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나는 평소 음악회나 연주회에 자주 다니는 편이 아니다.
취향의 문제도 있겠지만, 시간과 돈을 들여 찾아갈 만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블로그 독자도 비슷하지 않을까?
내가 글 한 편을 쓰기 위해 얼마나 오래 고민했는지는 독자가 알기 어렵다.
독자가 먼저 생각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질문일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내게 도움이 될까?
혹은 내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을까?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도, 글을 쓰는 사람도 결국 듣는 사람과 읽는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화려한 연주나 전문적인 글만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서툰 기타 반주라도 누군가 함께 노래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평범한 일상 이야기라도 읽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면 그 또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를 알아 달라고 기대하는 대신, 그 노력이 상대방에게 무엇으로 전달되는지 생각하는 태도가 아닐까.
그런데 가게에서 뜻밖의 변화가 생겼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최근 가게에서 시도한 일이 떠올랐다.
요즘 가게 매출이 좋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운영에 대한 의욕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기보다는 거의 포기하거나 방임하는 것 같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한번 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NDA, 2nd Day Shipping, Notary Service, Passport Photo, Packaging Service 등 몇 가지 서비스에 대해, 직원이 한 건을 처리할 때마다 일정 금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인센티브 제도가 처음은 아니었다.
예전에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월말이나 연말에 인센티브를 모아서 급여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중단했었다.
이번에는 지급 방식을 바꾸었다.
각 서비스의 처리 건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계산하고, 매주 초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그랬더니 직원들의 사기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같은 직원들이고, 같은 가게이며, 기본적으로 하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보상의 방식이 달라지자 반응이 달라진 것이다.
보상은 언제, 어떻게 주느냐도 중요했다
이번 경험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예전에도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적어도 지급 방식만큼은 분명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인센티브가 월말이나 연말 급여에 포함되어 지급되었다.
이번에는 한 주 동안 처리한 서비스 실적을 계산해 다음 주 초에 현금으로 지급한다.
직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한 일과 그에 따른 보상을 훨씬 빠르고 분명하게 체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 차이가 직원들의 의욕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간 것과 가게의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직원 인센티브는 동기부여뿐 아니라 급여 및 초과근무수당 계산과도 관련될 수 있어, 미국 노동부의 보너스 관련 지침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만큼 비용도 발생한다.
서비스 건수가 실제로 늘어나는지, 추가 매출이 비용을 충분히 감당하는지, 장기적으로도 효과가 유지되는지는 앞으로 살펴봐야 한다.
아직은 경영 성과까지 입증된 제도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인했다.
막연히 더 열심히 해 달라고 기대하는 것과, 노력의 결과를 빠르고 분명하게 보상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내가 거의 손을 놓고 있던 가게를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블로그에도 인센티브가 필요할까?
가게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문득 웃음이 났다.
블로그에도 인센티브가 필요한 것 아닐까?
물론 글을 읽는 사람에게 돈을 준다는 뜻은 아니다.
독자가 글을 읽고 얻어 가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는 것.
어떤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얻는 것.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위로받는 것.
혹은 한 사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
그런 것이 독자가 글을 읽고 얻는 보상일 수 있겠다.
그동안 나는 글을 꾸준히 쓰는 일에 집중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올리는 것, 워드프레스를 배우는 것, AI를 활용하는 것, 낯선 기능을 하나씩 익히는 것.
그 모든 과정은 내게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질문을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오늘 글을 쓰면서 무엇을 배웠는가?
그리고 그다음 질문.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두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있다면 조금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간다는 것
세상 모든 일이 어느 정도의 시간을 지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것 같다.
기타도 그렇고, 가게 운영도 그렇고, 블로그도 그렇다.
물론 100일이 지났다고 갑자기 프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라면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다른 사람의 시간과 돈을 받는다면 그만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실수를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프로라는 이름은 단순히 오래 했다는 이유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충분한 준비와 훈련, 높은 수준의 실력,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나는 아직 글쓰기에서도 기타에서도 그런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제는 초보라는 이유만으로 부족함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를 100일 넘게 썼다고 해서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야 할 이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기타를 오래 연습했다고 해서 누군가 내 연주를 끝까지 들어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가게를 오래 운영했다고 해서 직원들이 언제나 내가 기대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일해 주는 것도 아니다.
결국 실력을 갖추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오늘 가게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는 아직 최종 결과를 알 수 없는 실험이다.
그렇지만 내게는 오래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남겼다.
사람이 움직이기를 기대하기 전에, 움직일 이유를 제대로 만들어 주었는가?
직원들에게도, 블로그 독자들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해 볼 만한 질문이다.
100일 동안은 내가 배우는 과정이 글의 이유였다면, 이제부터는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야 할 이유도 함께 생각해 보려 한다.
초보의 기록을 그만두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 기록에 조금 더 깊이와 책임을 더해 보겠다는 뜻이다.
어쩌면 나의 진짜 블로그 공부는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