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00일이다.
블로그라는 말조차 모르던 내가 시작한 블로그 100일 도전이 오늘로 끝난다. 정확히 말하면 블로그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0일 동안 매일 글을 발행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 끝나는 것이다.
막상 이 날이 오니 생각했던 것처럼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100일을 채웠다는 뿌듯함도 있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 하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블로그를 계속해야 할까?
1. 블로그 100일 도전, 무언가 달라질 줄 알았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나는 글쓰기를 취미로 삼겠다는 생각보다 은퇴 후 수입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더 컸다.
그런데 정작 블로그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워드프레스는 물론이고 애드센스, SEO, 색인, 크롤링 같은 말도 생소했다.
그런 상태에서 하루하루 글을 쓰고, 모르는 것은 AI에게 물어보고, 잘못된 것은 고치면서 여기까지 왔다.
처음에는 글 한 편을 발행하는 일조차 낯설었는데 이제는 제목을 정하고, 본문을 쓰고, 대표 이미지를 만들고, 카테고리와 태그를 설정하고, 검색엔진에 어떻게 보일지까지 신경 쓰게 됐다.
100일 전과 비교하면 달라진 것은 분명히 많다. 그동안 무엇을 배웠는지는 어제 쓴 99일 차 글에서 돌아봤다.
하지만 처음 기대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뚜렷하게 달라진 것이 없다.
블로그가 실제로 수익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
이 질문에는 여전히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
2. 어제 본 유튜브 영상이 작은 희망을 주었다
어제 유튜브를 보다가 블로그 글을 90일 동안 꾸준히 쓰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 만든 블로그에는 이른바 ‘샌드박스’라고 부르는 기간이 있고, 구글이 일정 기간 꾸준히 글을 쓰는 블로그를 지켜보다가 크롤링이나 색인, 검색 노출을 늘려준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90일 동안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는 말도 나왔다.
그리고 힘들 때가 오히려 기회라는 이야기까지.
물론 구글이 90일 동안 글을 쓰는 사람을 따로 시험하고, 그 기간을 통과하면 검색 노출을 보장한다는 공식적인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샌드박스라는 말도 구글이 발표한 정식 제도의 이름은 아니라고 한다.
구글 검색 센터의 공식 안내를 보면 크롤링과 색인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90일을 채웠다는 이유만으로 검색 노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그 이야기가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사실 검색 노출이 갑자기 좋아질 거라는 기대 때문은 아니었다.
네 번이나 거절당한 애드센스 승인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 다섯 번째 애드센스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글을 쓰는 것뿐 아니라 이미 발행한 글들의 제목과 내용, 카테고리와 태그를 다시 살펴보고 수정하는 일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썼다.
무엇이 부족해서 거절됐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으니, 고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하나씩 손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90일 동안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는 말을 들으니, 적어도 내가 해온 일이 완전히 헛수고는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조금은 믿고 싶었다.
그것이 나중에 돌아보면 희망고문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 기대까지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3. 애드센스 승인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만약 이번에 애드센스 승인이 난다면 기분이 꽤 다를 것 같다.
그동안 막혀 있던 문 하나가 열리는 셈이니, 새로운 마음으로 블로그를 운영해 볼 동기가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승인만 받으면 곧바로 수익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를 달 수 있게 되는 것과 실제로 의미 있는 수익을 얻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사람들이 글을 찾아와 읽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광고 수익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승인이 난다면 그때부터 또 다른 시험이 시작되는 셈이다.
반대로 이번에도 거절된다면?
이 질문 앞에서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지금까지 네 번 거절당하면서도 글을 계속 쓰고, 이전 글들을 고치고, 다시 신청했다. 하지만 다섯 번째도 같은 결과라면 지금과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할 자신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가 수익에 대한 기대였는데, 그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한 채 계속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애드센스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해서 블로그로 수익을 얻을 방법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다만 내가 처음 생각했던 길이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4. ‘블로그 = 수익’이라는 공식에 물음표가 생겼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글을 꾸준히 쓰고 방문자가 늘어나면 언젠가는 수익도 따라올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100일 동안 직접 해보니 그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있었다.
글을 쓰는 것과 검색되는 글을 쓰는 것은 다르고, 검색되는 것과 사람들이 실제로 읽는 것도 다르다. 방문자가 생기는 것과 의미 있는 수익이 발생하는 것 역시 별개의 문제다.
하루에 글 한 편을 쓰는 일만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이 들어간다. 거기에 워드프레스 관리, 검색엔진 관련 설정, 이전 글 수정, 애드센스 문제까지 더해지면 해야 할 일이 끝이 없다.
이 모든 과정이 새로운 공부였다는 점에서는 얻은 것이 있다.
하지만 공부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앞으로도 같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게는 블로그 말고도 신경 써야 할 현실적인 일들이 있다.
시간과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다.
어떤 일에 시간을 더 쓰면 다른 일에 쓸 시간은 줄어든다.
100일을 채운 지금은 그 당연한 사실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5. 100일 도전이 끝나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쓰겠다고 정했을 때는 적어도 한 가지 기준이 분명했다.
오늘도 글을 발행해야 한다는 것.
어떤 주제로 쓸지 고민하고,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치더라도 결국 하루 한 편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 덕분에 중간에 멈추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르다.
매일 글을 발행해야 한다는 약속이 끝났으니, 이제는 그 규칙을 계속 지킬 것인지부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매일 쓰는 대신 조금 더 시간을 들여 글을 준비할 수도 있고, 이미 발행한 글을 정리하거나 검색 결과를 살펴보는 데 집중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블로그에 쓰는 시간을 줄이는 선택도 가능하다.
그것이 곧 포기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처음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고, 그 목표에 맞게 방법을 조정하는 일일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앞으로의 운영 방식을 확정하고 싶지는 않다.
기다리고 있는 애드센스 결과도 있고, 내 현실적인 상황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100일을 채웠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의 100일까지 똑같이 보내야 할 의무는 없다.
6. 그래도 100일은 100일이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100일을 마친 글치고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그렇다고 지난 100일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블로그라는 말도 모르던 사람이 워드프레스로 자신의 글을 발행하고, AI를 활용해 낯선 문제들을 해결하고, 검색엔진과 애드센스에 대해서까지 알아가게 됐다.
그 과정에서 잘못 이해한 것도 있었고, 다시 고친 것도 많았다.
AI가 알려준 방법이라고 해서 모두 정답은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야 할 일은 결국 내 몫이었다.
무엇보다 100일 동안 글을 발행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 사실까지 애드센스 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100일을 채웠다는 성취와 블로그가 수익원이 될 수 있는지는 구분해서 생각하려 한다.
하나는 오늘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7. 끝이 아니라, 다음 선택 앞에서
오늘로 100일 글쓰기 도전은 끝난다.
애드센스 승인이 나면 새로운 출발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거절된다면 블로그 운영 방식과 우선순위를 진지하게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지금 당장 결론을 정해 놓고 싶지는 않다.
어제 들었던 ‘힘들 때가 기회’라는 말을 조금은 믿고 싶다.
하지만 모든 어려움을 무조건 참고 견뎌야만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계속하는 용기가 필요하고, 때로는 방향을 바꾸는 판단도 필요하다.
내가 지금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100일 전에는 블로그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100일이 지난 지금은 적어도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일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나는 앞으로 이 블로그에 무엇을 기대하고, 그 기대를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을 쓸 것인가?
100일 도전의 마지막 글에서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
어쩌면 이 질문을 진지하게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지난 100일 동안 얻은 가장 현실적인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100일 도전은 여기서 마친다.
블로그를 어떻게 이어갈지는 이제부터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