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동안 글을 썼는데, 브런치에서도 거절당했다 – 101일 차

100일 글쓰기 도전을 마친 뒤, 또 한 번의 거절 앞에서 생각한 것들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썼다.

처음 시작할 때는 100일이라는 숫자가 꽤 멀게 느껴졌다. 그런데 하루하루 쓰다 보니 어느새 100일이 되었다.

그리고 100일 차 글을 올린 뒤, 글쓰기가 멈췄다.

매일 글을 써야 한다는 약속에서 벗어나니 조금 홀가분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00일 동안 글을 쓴 결과가 무엇이지?

글은 100편이 쌓였다.

그런데 방문자는 여전히 많지 않았고, 기대했던 수익도 없었다.

100일을 채웠다는 뿌듯함과 별개로, 성적표를 받아 든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내 글을 읽어줄 사람이 다른 곳에는 있을까?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은퇴를 앞두고 새로운 수입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었다. AI를 배우고, 그 도움을 받아 글을 쓰고, 블로그를 운영하면 작은 수익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글을 꾸준히 올렸지만 방문자는 많지 않았다. 구글 애드센스에도 여러 번 신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화면에 나타난 이유는 ‘가치가 낮은 콘텐츠(Low value content)’였다.

처음에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글을 더 쓰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같은 결과가 반복되니 마음이 조금씩 달라졌다.

정말 내 글에 가치가 없는 걸까?

브런치스토리는 낯선 곳이 아니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무렵, 글쓰기를 배우려고 찾아가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으며 어떻게 글을 쓰는지 살펴보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100일 동안 직접 글을 쓰고 나니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록한 이야기도 그곳에서는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품고 브런치 작가 신청서를 작성했다.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는 사람이 많은 블로그와 달리, 브런치에는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글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은퇴를 앞둔 평범한 사람이 AI와 블로그를 배우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썼다. 블로그를 시작하던 첫날의 글도 참고 자료로 제출했다.

며칠 뒤 결과를 확인했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서도 거절당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이미 애드센스에서 여러 번 거절당한 뒤라서 그런지, 이번에는 그 짧은 문장이 유난히 씁쓸했다.

내가 글을 꽤 잘 쓴다고 생각했던 이유

나는 평생 글을 전문적으로 써온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말이나 글에 영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것도 아니다.

나름대로 위트와 재치가 있다는 생각은 했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조금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고, 가끔은 내가 한 말에 나도 웃을 때가 있었다.

물론 그것이 좋은 글을 쓴다는 증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글을 쓰는 일이 아주 엉뚱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막상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니 반응이 거의 없다.

애드센스에서는 가치가 낮다고 하고, 브런치에서는 작가로 받아주지 않는다.

두 곳의 심사 기준이 서로 다르고, 거절당했다고 해서 내 글이 형편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머리로는 안다.

그런데 기분까지 그렇게 정리되지는 않는다.

내가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던 능력이, 막상 밖에 내놓으니 별다른 관심도 인정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사실이 생각보다 자존심을 건드렸다.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

예전에는 페이스북에 자기 일상과 사진을 계속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어디에 다녀왔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런 이야기를 왜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보여주는 걸까?

물론 가족이나 친구들은 반가워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브런치의 거절 화면을 보고 문득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지난 100일 동안 무엇을 했던가?

오늘 AI로 무엇을 해봤는지, 블로그를 만들면서 무엇이 어려웠는지, 방문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매일 인터넷에 올렸다.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예전에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과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를까?

생각해 보니 조금 우스웠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부끄럽기도 했다.

남의 일상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 자기 일상에는 누군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었으니 말이다.

글을 쓰는 것보다 어려웠던 일

100일 동안 글을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의외로 글 자체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한 편을 완성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AI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익숙해졌고,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정리하는 과정도 나름 재미있었다.

정작 어려운 것은 다른 데 있었다.

내가 쓴 글을 읽으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에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AI를 처음 배우는 중년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워드프레스를 처음 설치하고, 구글 검색에 글을 노출시키려고 애쓰고, 애드센스에 계속 거절당하는 과정도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고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조금씩 알 것 같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와 다른 사람이 읽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

가끔은 이런 생각까지 든다.

아무도 관심 없는 글을 계속 인터넷에 쌓아놓는다면, 그것은 결국 인터넷에 쓰레기를 하나씩 더 보태는 일과 무엇이 다를까?

조금 심한 표현이라는 것은 안다.

조회수가 적다고 해서 글에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 글이 가치 있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것만으로 독자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답이 있을 텐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구글에서 거절당했을 때는 블로그를 조금 더 잘 만들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브런치에서 거절당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어쩌면 문제는 플랫폼만이 아닐 수도 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와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이야기 사이에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처음에는 은퇴 이후의 작은 수입을 기대하며 시작했다.

그런데 100일이 지나도록 수익은커녕 독자의 관심을 얻는 일부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는 글의 방향을 바꿔야 할까?

아니면 조금 더 써봐야 할까?

아직 답을 내리지 못했다.

100일 차 글을 올린 뒤 한동안 새 글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브런치에서 거절당한 이야기를 다시 블로그에 적고 있다.

이것도 조금 우습다.

아무도 내 글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실망했다고 말하면서, 그 실망마저 글로 쓰고 있으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100일 동안 글을 쓴 뒤 가장 확실하게 늘어난 것은 수입도, 방문자도 아니다.

어쩌면 실망할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글로 남기는 습관인지도 모르겠다.

그게 좋은 변화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오늘은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괜찮은 글이라고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도, 기대만큼 반응이 없어서 상한 자존심도, 그럼에도 다시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도 그냥 기록해 두고 싶었다.

언젠가 이 글을 다시 읽을 때 오늘의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기억할 수 있도록.

100일 도전은 끝났다.

그런데 나는 지금 101일 차 글을 쓰고 있다.

계속 쓸 것인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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