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작은 실험을 하나 해보기로 했다.
글을 쓰고 나서 사람들이 검색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검색하는 말을 먼저 찾아보고 그 질문에 내가 답할 수 있는 글을 써보는 것.
오늘 바로 해봤다.
구글 검색창에 이것저것 입력해 보다가 눈에 들어온 검색어가 있었다.
‘블로그 종류 비교’
괜찮아 보였다.
마침 9일 차에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워드프레스 같은 블로그 종류를 처음 알아봤던 글도 있었다.
그때 나는 고민 끝에 워드프레스를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은 80일 넘게 워드프레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럼 지금 다시 블로그 종류를 비교해 보면 재미있겠는데?’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80일 전으로 돌아가도 워드프레스를 선택할까?
이 질문에는 대답할 수 있었다.
아마 다시 선택할 것 같다.
9일 차의 나는 워드프레스를 선택하면 그냥 글을 쓰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아니었다.
도메인과 호스팅부터 시작해서 테마와 플러그인도 알아야 했다.
Google Search Console을 연결했고, 색인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SEO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애드센스에도 도전했다.
거절도 당했다.
처음에는 방문자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고, 얼마 전에는 드디어 구글 검색을 통해 내 글에 들어온 사람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시 돌아가도 워드프레스를 선택할 것 같다.
그동안 배운 것까지 모두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그런데 다른 블로그는?
블로그 종류 비교라는 글을 쓰려면 당연히 다른 블로그와 비교해야 한다.
네이버 블로그는 어떻고,
티스토리는 어떻고,
워드프레스는 어떻고.
각각 장단점을 비교해서 어떤 사람에게 무엇이 맞는지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쓰다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잠깐. 나는 네이버와 티스토리를 제대로 운영해 본 적이 없는데?’
인터넷을 검색하면 각각의 장단점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AI에게 물어봐도 금방 표 하나를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경험한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워드프레스뿐이다.
“어떤 블로그가 좋아요?”라고 물으면 나는 뭐라고 답할까?
처음에는 이렇게 쓰려고 했다.
“블로그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 보세요.”
그럴듯했다.
그런데 다시 읽다가 또 질문이 생겼다.
상대방이 자신의 목적을 이야기하면 그다음에는?
“저는 글만 편하게 쓰고 싶어요.”
“저는 애드센스 수익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오래 운영할 블로그를 만들고 싶어요.”
그 대답을 들은 내가 어떤 플랫폼을 추천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그것도 자신이 없었다.
다른 플랫폼을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으니까.
결국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다.
“워드프레스를 선택하면 적어도 나는 이런 과정을 겪었습니다.”
도메인과 호스팅을 준비했고,
테마와 플러그인을 만졌고,
검색 노출과 색인을 공부했고,
애드센스에 도전했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찾아가며 해결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과정이 너무 번거로울 수 있다.
반대로 나처럼 직접 하나씩 만들면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과정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내가 직접 겪었으니 말할 수 있다.
그 이상은 아직 모르겠다.
검색어가 있다고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아니었다
오늘은 블로그 종류 비교라는 검색어를 먼저 발견했다.
실제로 사람들이 검색하는 말이었고, 내가 예전에 썼던 글과도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꽤 괜찮은 글감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알게 됐다.
검색되는 키워드를 찾는 것과 내가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어제는 사람들이 무엇을 검색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글을 써보겠다고 했다.
오늘 해보니 거기에 하나가 더 필요했다.
사람들이 검색하는가?
그리고,
나는 그 질문에 내 경험으로 답할 수 있는가?
두 번째 질문에서 오늘의 검색어는 걸렸다.
조금 웃기다.
검색어를 먼저 정하고 글을 써보겠다고 시작했는데, 정작 그 검색어로는 내가 아직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도 실패한 실험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다음에 검색어를 고를 때 무엇을 하나 더 확인해야 하는지 알게 됐으니까.
검색되는 말이라고 무조건 쓰지 말 것.
내가 정말 답할 수 있는 질문인지 먼저 생각해 볼 것.
9일 차에는 블로그 종류를 하나 고르는 것도 어려웠다.
81일 차에는 적어도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는 조금 구분할 수 있게 됐다.
블로그 종류 비교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답 하나를 얻었다.
다음 검색어는 내가 직접 겪어본 것에서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