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시작한 지 70일이 넘었고, 지금은 네 번째 애드센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 이 블로그를 시작할 때 나는 뚜렷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지금 하는 일을 정리한 뒤에는 무엇을 할지, 블로그라는 것으로 정말 수익을 만들 수 있을지, AI의 도움을 받으면 나 같은 초보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
답을 알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런 고민과 내가 직접 해보는 실험을 기록해보자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래서 워드프레스도 만들어보고 글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도메인을 연결하는 것부터 테마를 고르고 메뉴 하나 만드는 것까지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그런데 70편이 넘는 글을 쓰고 나니 적어도 워드프레스에 글 하나를 올리는 일은 더 이상 어렵지 않다.
대표 이미지를 만들고, 제목을 정하고, 글을 쓰고, SEO 설정을 하고 발행하는 과정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뭘까?
요즘 내가 자꾸 애드센스 승인을 기다리는 이유도 어쩌면 그 때문인지 모르겠다.
승인이 나면 뭔가 달라질까?
이번이 네 번째 애드센스 신청이다.
처음 거절됐을 때는 글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었다.
다시 글을 살펴보고 수정했다.
또 거절되면 다른 문제가 있나 찾아봤고 다시 손을 봤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 지금 다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물론 나도 안다.
애드센스 승인이 난다고 다음 날부터 갑자기 돈이 벌리는 것은 아니다.
광고가 붙은 뒤에는 또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들어와야 할 것이고, 어떤 글을 써야 사람들이 찾아오는지도 알아야 할 것이고, 광고를 붙였는데 하루에 몇 센트밖에 벌리지 않는다면 또 그것 때문에 고민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승인이 난 다음에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 나에게 뚜렷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건 그때 가서 또 부딪쳐봐야 할 문제다.
그런데도 나는 승인이 났으면 좋겠다.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다음 문제를 만나보고 싶어서다.
지금은 계속 같은 문 앞에 서 있는 기분이다.
문을 열고 나가면 뭐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별것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일단 열어봐야 그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다리는 시간이 답답한 이유
생각해보면 지금 내 현실도 조금 비슷하다.
가게 매각 문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첫 번째 매입자와의 이야기가 틀어진 뒤 두 번째 매입자와 조건을 협상하고 있지만 그것도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매상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가게를 정리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요즘 내 주변에는 유난히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 많다.
가게도 그렇고 애드센스도 그렇다.
나는 앞으로 가고 싶은데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것들이 중간중간 길을 막고 있는 느낌이다.
어쩌면 그래서 애드센스 승인 하나에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신경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블로그만큼은 뭔가 한 칸이라도 앞으로 가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고 승인 메일만 기다릴 수는 없으니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애드센스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나는 계속 글만 한 편씩 쓰면서 기다려야 하나?
그동안 해놓은 것 중에 지금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은 없을까?
그러다 Google Search Console을 다시 열어봤다.
지난 28일 동안의 숫자가 보였다.
노출 148회.
클릭 8회.
평균 CTR 5.4%.
평균 게재순위 12.9.
처음 봤을 때는 참 작은 숫자라고 생각했다.
70편이 넘는 글을 썼는데 클릭이 8번이라니.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봤다.
그 8번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그래서 검색어를 하나씩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워드프레스 방문자수 확인’
노출 3회, 클릭 1회, 평균 게재순위 9위.
누군가 실제로 저 말을 Google에 입력했고 내 글 하나가 검색 결과에 나왔고, 그중 한 번은 내 글을 눌렀다는 이야기다.
어떤 글인지 찾아봤다.
20일 전에 쓴 글을 다시 만났다
53일 차에 쓴 글이었다.
「워드프레스 방문 통계 확인, 누가 내 글을 읽기는 했을까?」
그때 나는 정말 누가 내 글을 읽는지 궁금했다.
글은 계속 쓰는데 댓글도 없고 별다른 반응도 없으니 방문 통계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찾아보고 알게 된 것을 그대로 글로 썼다.
그 글을 쓸 때 ‘워드프레스 방문자수 확인’이라는 검색어로 누군가 찾아오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20일쯤 지나고 보니 Google은 그 글을 그런 검색을 하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직접 Google에서 같은 말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예전에 쓴 글을 다시 열어봤다.
검색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니 조금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
그래서 글 전체를 뜯어고치지는 않고 소제목 하나와 문장 하나만 바꿨다.
‘워드프레스 방문 통계 확인, 어디서 해야 할까?’를
‘워드프레스 방문자수와 방문 통계, 어디서 확인할까?’
로 바꾸고,
‘처음에는 워드프레스에서 방문자수를 어디서 확인하는지도 몰랐다.’
라는 문장을 하나 넣었다.
그리고 저장했다.
오늘 한 실험은 그게 전부다.
아직 다음 단계로 간 것은 아니다
이렇게 했다고 방문자가 갑자기 늘어날 리는 없다.
오늘 고친 문장 하나가 검색 순위를 올려줄지도 모른다.
며칠 뒤에도 그대로일 수도 있고 오히려 내려갈 수도 있다.
애드센스 승인 여부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일 수도 있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달랐다.
예전에도 Search Console을 들여다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숫자를 확인하는 정도였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어떤 검색어로 내 글을 발견하는지 확인했고, 그 검색어를 직접 Google에 입력해봤다.
그리고 20일 전에 쓴 내 글을 다시 만났다.
블로그를 만들고 글을 쓰는 것이 첫 번째 단계였다면 이것도 그다음에 해야 할 일 중 하나인지 모르겠다.
애드센스 승인은 아직 나지 않았다.
승인이 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아직 잘 모른다.
그래도 빨리 그 고민을 해보고 싶다.
광고를 붙였는데 왜 수익이 안 나지?
사람들은 왜 안 들어오지?
어떤 글을 써야 하지?
차라리 이제는 그런 고민을 해보고 싶다.
73일 동안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는 다음 문제를 만나보고 싶은 것이다.
오늘도 승인 메일은 오지 않았다.
대신 기다리는 동안 Search Console을 열어봤고,
20일 전에 써놓은 글 하나가 Google 검색에서 누군가를 만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글로 돌아가 문장 하나를 고쳤다.
그래도 기다리기만 한 하루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