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매각을 진행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가격보다 낮은 조건을 받아들일지 고민했다. 더 좋은 구매자를 기다리는 것이 유리할까, 아니면 지금 가능한 거래를 진행하는 것이 나을까. 실제 협상 과정에서 매각 가격뿐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과 불확실성도 함께 생각하게 됐다.
그 뒤에도 가게를 팔기 위한 이야기는 계속됐다.
새로운 구매 희망자가 나타났고, 가격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했다.
처음 내가 제시했던 금액과 상대방이 생각하는 금액에는 꽤 차이가 있었다.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가격을 받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 현재까지 이야기된 조건을 담은 LOI 초안을 유력한 구매 후보자에게 보냈다.
아직 계약은 아니다.
LOI에 서로 동의한다고 해도 실제 계약을 하고 모든 절차가 끝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그래도 오늘은 가게 매각이 다시 한 단계 앞으로 움직인 날이다.
아쉬운 가격, 그래도 현실적인 가격
오늘 아침에는 아내에게도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매각 금액을 말했다.
아내에게 낮아진 가격 이야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몇 주 전에도 내가 처음 생각했던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두었다.
그때도 아내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 금액이 이제 단순한 협상 과정의 숫자가 아니라 거의 합의되어 가는 가격이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역시 아쉬워하는 기색이 보였다.
나도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면 당연히 더 받고 싶다.
매각 가격에 따라 가게를 정리한 뒤 내가 가질 수 있는 시간과 선택의 폭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가격을 원하는 마음에는 분명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그런데 나는 요즘 가격만 따로 놓고 생각하기가 어려워졌다.
기다리면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
조금 더 기다리면 더 좋은 조건의 구매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이 성장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기다린다는 것이 지금보다 나쁜 선택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주변에 새로운 경쟁도 생겼고, 사업을 둘러싼 환경도 예전과 같지 않다.
앞으로 다시 좋아질 수도 있다.
반대로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나는 그 답을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 하나가 사업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지금 당장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한번 그런 일을 겪고 나니 예전처럼 아무 걱정 없이 기다리기는 쉽지 않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가도 마음 한쪽에는 작은 불안이 남아 있다.
그래서 요즘 내게는 얼마에 파느냐만큼 언제 팔 수 있느냐도 중요해졌다.
기다리는 데에도 비용이 있다
가게를 팔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무조건 빨리 팔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격은 여전히 중요하다.
조금 더 기다려서 훨씬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면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것을 지금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더 좋은 가격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 흐른다.
그동안 사업이 더 좋아질 수도 있지만 반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내가 감당해야 하는 마음의 부담도 있다.
생각해보니 기다리는 데에도 비용이 있었다.
사업 매각을 기다리면서 내가 생각하게 된 비용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시간의 비용이다. 더 좋은 구매자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사업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 매각 이후에 계획했던 일들도 그만큼 뒤로 미뤄진다.
둘째, 사업 환경이 달라질 위험이다. 기다리는 동안 사업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경쟁이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
셋째, 불확실성을 견디는 부담이다. 매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가 계속되면 마음도 편하지 않다. 숫자로 계산하기 어렵지만 내게는 분명히 느껴지는 비용이었다.
그렇다고 이 세 가지 때문에 무조건 빨리 팔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더 높은 매각 가격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가격을 기다리기 위해 무엇을 감당해야 하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비용은 통장에 찍히는 숫자만은 아니었다.
시간도 있고, 불확실성도 있고, 마음의 무게도 있었다.
그동안 나는 가게를 팔 때 가장 중요한 숫자는 매각 가격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숫자 하나만으로 좋은 거래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
오늘 LOI 초안을 보냈다
내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가격이 가장 좋은 가격인지는 모른다.
조금 더 기다렸다면 더 받을 수도 있다.
나중에 돌아보면서 너무 싸게 팔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반대로 그때 팔기를 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건 지금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상황 안에서 가격만 보는 대신 기다리는 시간과 그 안에 있는 불확실성까지 같이 생각해봤다.
그리고 오늘 LOI 초안을 보냈다.
이제부터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실제 매각이 끝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 계약도 하지 않았다.
돈이 들어온 것도 아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51일 차에는 거의 다 되어간다고 생각했던 가게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번에는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실제로 가게를 넘기는 날까지 별일 없이 잘 버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금 더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포기한 것인지, 지금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아마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전보다 분명해졌다.
더 좋은 가격을 기다리는 데에도 가격이 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매각 가격만큼이나 그 기다림의 가격도 생각하고 있다.